현지시간 9월 21일 유럽중앙은행(ECB)이 토큰화 자산의 기관 간 거래를 중앙은행 화폐로 결제하는 폰테스(Pontes)의 가동을 발표했다. ECB는 같은 날 자체 자금의 소규모 일부를 토큰화 증권에 투자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도 착수했다고 밝혔다.
토큰화는 채권·펀드 같은 자산을 분산원장(DLT)에 기록되는 디지털 토큰 형태로 발행하거나 나타내는 방식이다. ECB는 2024년 시험 과정에서 공공·민간 부문 참가자들이 이 기술이 널리 쓰이려면 위험이 없는 결제 자산인 중앙은행 화폐를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폰테스는 ECB와 유로존 각국 중앙은행으로 구성된 유로시스템(Eurosystem)의 사업으로, 시장의 DLT 플랫폼을 유로시스템이 운영하는 유로화 결제 인프라인 TARGET 서비스에 연결한다. 증권 인도와 대금 지급이 함께 이뤄지도록 플랫폼 간 처리를 연동하며, 대금의 최종 결제는 실시간총액결제시스템 T2에서 완료한다. 시장 참가자는 T2에 접근할 수 있는 기관으로 한정되며, 연결할 DLT 플랫폼의 운영자도 인가·감독 등 정해진 자격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ECB에 따르면 도이체방크(Deutsche Bank)·유럽투자은행(EIB) 등 시장 참가자 13곳과 클리어스트림(Clearstream)·SWIAT 등 DLT 운영자 4곳이 참여 절차를 마쳐 즉시 이용할 수 있는 상태다. 독일연방은행도 시장 참가자 자격으로 참여했다. 폰테스는 우선 핵심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능 확대와 운영시간 연장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2028년까지 완전 구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시스템은 폰테스와 함께 DLT 기반 금융 생태계의 설계안을 2028년까지 마련하는 아피아(Appia)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ECB의 초기 투자 대상은 유로존 중앙정부·지방정부·기관과 유럽 초국가기구가 발행한 유로화 표시 토큰화 증권이다. 매입 대금은 폰테스를 통해 중앙은행 화폐로 결제할 예정이다. ECB는 직접 투자하면서 거래 체결부터 결제, 시스템과 포트폴리오 관리까지 투자 전 과정의 경험을 쌓겠다고 설명했다. 자체 자금 포트폴리오는 통화정책에 쓰는 자산과 별도로 운용하는 자산으로, 감독업무 관련 비용을 제외한 ECB 운영비를 대는 데 쓰이는 수익을 낸다. 투자의 세부 운영 방식과 시점은 준비 작업을 마친 뒤 집행이사회가 결정한다. 이번 발표에는 폰테스 가동 당일의 실제 거래 여부와 결제 금액, ECB의 투자 금액이 제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