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9월 14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국이 첫 ‘세계 무역·기술의 날’ 행사에서 스테이블코인의 국제무역 활용 가능성과 과제를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여러 은행과 환전 단계를 거치는 해외 결제가 느리고 비싸며, 이런 부담이 중소기업과 개발도상국 기업에 특히 크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기준자산의 가치를 따라가도록 설계된 민간 발행 디지털자산이다. 보고서는 맥킨지 자료에 실린 2025년 초 추정치를 인용해 스테이블코인이 전 세계 국경 간 결제액의 약 3%를 차지한다고 설명했고, 무역금융에서는 일부 시범 사업을 제외하면 대규모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시간대에 구애받지 않고 자금을 보내면 일부 결제 구간에서 처리 시간을 줄이고 중개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실제 비용은 블록체인 송금료뿐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구입 비용과 규제 준수 비용, 현지 통화로 바꿔야 할 경우의 환전 비용까지 포함해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가 인용한 연구에서는 단일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일부 국제 송금 경로의 총비용이 송금액의 0.3%에서 9% 가까이까지 달랐으며, 비용은 주로 법정통화와 스테이블코인을 서로 바꾸는 단계에서 발생했다. 고객 확인과 자금세탁 방지, 제재 대상 확인 절차도 그대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 자체가 대출·보증·보험을 제공하지 않으므로, 현재로서는 신용 공급이 필요한 상품 무역보다 디지털 서비스의 해외 대금 결제에서 효과가 더 직접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토큰화와 법체계, 시장 인프라의 발전에 따라 무역금융에서의 역할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개발도상국 기업의 국제 결제 접근성이 나아질 가능성이 있는 반면, 외국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널리 쓰이면 자국 통화를 대체하고 통화정책의 효과를 약화시키며 외국 민간 발행자에 대한 의존을 키울 수 있다고도 밝혔다. 활용을 넓히려면 상환 권리와 준비자산 관리 기준을 명확히 하고, 은행 시스템과 기업 자금관리·전자 무역문서를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이번 보고서는 WTO 사무국의 책임 아래 작성됐으며, 회원국의 입장을 반드시 반영하는 것은 아니고 WTO 협정의 권위 있는 해석이나 법적 해석을 제시하기 위한 문서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