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 메타플래닛이 계속적 채권 발행 프로그램 ‘비트본드(BitBonds)’를 출범하고 첫 발행을 마쳤다.
메타플래닛은 2026년 8월 13일 제21~24회 무담보 보통사채 4종을 총 2억 엔(약 130만 달러) 규모로 발행했다고 공시했다. 만기는 약 3년이며 연이율은 4.0~4.3%다. 완전자회사 메타플래닛증권을 통해 일본 금융상품거래법상 소수사모 방식으로 자격요건을 충족한 개인·법인 투자자에게 판매됐다.
비트본드는 이름과 달리 비트코인을 담보로 제공하는 상품이 아니다. 블록체인에서 발행하거나 온체인으로 결제하는 토큰화 채권도 아니다. 메타플래닛의 일반적인 상환 능력을 바탕으로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는 엔화 표시 고정금리 회사채다.
이번 채권은 무담보·무보증 선순위 채무이며 신용평가사의 등급을 받지 않았다. 만기에 원금을 상환해야 하는 계약상 의무는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별도 담보나 제3자의 지급보증은 없다. 회사가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 투자자가 손실을 볼 수 있다.
메타플래닛의 주요 자산이 비트코인이라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 회사의 재무 상태와 상환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비트본드 투자자는 회사가 보유한 특정 비트코인에 직접적인 권리를 갖지 않는다.
공개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되는 채권도 아니다. 사적 양도는 가능하지만 양도 제한이 적용되며 유동성도 보장되지 않는다. 투자자가 원하는 시점과 가격에 만기 전 채권을 처분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메타플래닛의 채권 발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회사는 이미 제20회까지 사채를 발행했다. 2026년 4월에는 EVO FUND가 전액 인수하는 방식으로 80억 엔(약 5,000만 달러) 규모의 제20회 사채를 발행해 비트코인 매입 자금을 조달했다. 제20회 사채는 2027년 4월 만기의 무이자 사모채였다. 채권자인 EVO FUND는 5영업일 전 통지를 통해 원금 전부 또는 일부의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었다. 같은 투자자가 참여하는 후속 자금조달 규모가 일정 기준에 도달하면 그에 상응하는 사채를 조기상환하도록 하는 조건도 포함됐다. 제20회 사채는 후속 자금조달과 연동된 단일 투자자 대상의 단기 사모채였다는 점에서 이번 비트본드와 구조가 다르다. 다만 EVO FUND가 무이자 조건을 수용한 구체적인 경제적 이유는 공시되지 않았다.
이번 비트본드의 변화는 채권이라는 수단 자체보다 투자자와 비용 구조에 있다. 기존 사채가 단일 기관투자자 중심이었다면 비트본드는 메타플래닛증권을 통해 개인과 법인으로 투자자 기반을 넓혔다. 약 3년간 연 4%대 고정금리를 지급한다는 점도 직전 제20회 사채와 다르다. 만기와 투자자, 상환 조건이 달라 금리만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첫 발행은 향후 회차에 필요한 발행·판매·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제한적인 규모로 진행됐다. 회사는 시장 상황과 투자자 수요를 고려해 비트본드를 계속 발행하고, 발행 규모가 커지면 유가증권신고서 제출과 사채관리자 선임 등을 통해 공모채를 발행할 수 있는 체제도 갖출 계획이다.
메타플래닛은 비트본드를 보통주·주식연계증권·우선주와 함께 중장기 자금조달을 담당할 핵심 수단으로 규정했다. 회사가 금융상품을 설계하고 완전자회사인 메타플래닛증권이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구조를 통해 엔화 채권시장에서 투자자 기반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비트본드 도입에는 최근의 자금조달 환경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메타플래닛은 기업가치를 보유 비트코인의 순자산가치로 나눈 mNAV가 1배 아래일 때 보통주를 통한 자금조달을 원칙적으로 실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두고 있다.
2026년 상반기에는 mNAV가 대부분 1배를 밑돌았다. 다만 mNAV가 1.01배 이상이라는 조건을 충족한 기간에는 제27회 신주예약권 일부가 행사돼 2분기 중 527만 주가 발행됐다. 이를 제외하면 비트코인 매입을 위한 별도의 보통주 발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회사는 6월 말 기준 5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담보 신용한도 가운데 4억1,400만 달러를 차입했다. 전체 한도의 82.8%에 해당한다. 같은 시점 비트코인 보유량은 4만3,000BTC다. 메타플래닛은 2026년 말까지 보유량을 10만BTC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